제주도에 스쿠버 다이빙 투어를 많이 다니며 참치양식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양식장으로 스쿠버 다이빙 투어 할 기회가 생겨서 다녀왔습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살아있는 자연의 참치를 마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참치양식장에서 스쿠버 다이빙하는 것은 특이하고 드문 경험이기에 고민없이 다녀왔습니다.
참치양식장으로 출발
전날까지 이용한 다이빙샵과이 범섬 근처에 있어, 해가 뜨기도 전 새벽 일찍 덜 마른 장비들을 챙겨 위미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간단하게 브리핑을 진행하고 장비점검 후에 배에 탑승했습니다. 배 타고 일출을 보며 30분 정도 이동했고, 배 위에는 양식장에 있는 참치에게 밥으로 줄 죽은 고등어들이 담긴 포대기가 있어 비린내가 났습니다.
참치양식장 첫번째 다이빙
참치 양식장은 위가 막혀있는 오버헤드 환경이다 보니 구조 파악을 위해 첫번째 다이빙은 가볍게 들어갔습니다. 양식장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수면으로 바로 나올 수가 없어서 멤버 모집 할때도 숙련된 다이버만 모집해서 갔습니다. 배에서 라인 잡고 내려가니 세로로 된 기둥에 그물이 크고 둥글게 쳐진 양식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연결된 라인을 따라 양식장 꼭대기에 도착하면 비스듬하게 내려오는 천장에 지퍼를 살짝 열고 몸을 비집고 들어갑니다. 입구가 넓지 않고 단단한 그물로 되어 있어 들어가면서 BCD와 슈트가 많이 더러워 졌습니다.
꼭대기와 입구쪽이 수심 10m쯤 되었던 것 같고, 바닥은 3~40m 되었던 것 같습니다.
들어가면 참치들이 빙글빙글 돌면서 다이버들을 반겨줍니다. 아래 사진에서 참치양식장의 벌어진 입구가 보입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많이 무서웠습니다. 펀다이빙에서 보던 작고 귀여운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만한 덩치 있는 물고기가 빠르게 헤엄치다 보니 부딪히면 큰 사고로 이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헤엄치는 참치들이 한쪽 눈으로 저를 응시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잭 피쉬 떼를 만났을 때 처럼 여러 눈동자가 저를 향해 주시하고 있으니 조석님의 웹툰 <조의 영역>이 떠올랐습니다.
원근법을 이용해서 사진도 몇 장 찍고 첫번째 다이빙은 탐색전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참치양식장 두번째 다이빙
배 위에서 수면 휴식을 하고 두번째 다이빙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배위에 있던 생선 포대기(참치밥)를 들고 갔습니다. 입수전에 참치들 밥 먹을 때는 난폭하니 첫번째 다이빙보다는 주의해야 한다고 들었고,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생선포대기는 수면에서부터 비린내가 심했기 때문에 입구 도착하니 이미 흥분한 참치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이버들 먼저 입구로 들어가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위에 포대기를 매달아 놓고 포대기 입구를 풀면 참치밥(이미 죽은생선)들이 뿌려져 나오고 참치들이 잽싸게 물고 갔습니다. 서로 밥을 먹겠다고 경쟁하며 밥을 물고 가는데 흥분한 참치들 가까이 가기에는 무서웠습니다.
포대기를 열 때 생선 하나를 따로 챙겨 놓고 직접 피딩도 해봤습니다. 생선 들고 있으면 참치들이 돌면서 눈치 보다가 가까이 와서 확 물고 가는데 손가락 짤리는 줄 알았습니다.
참치양식장 후기
새벽 일찍 출발해서 두 번 다이빙하고 오니 많이 지쳤습니다. 일반 펀다이빙이 아니기도 하고 오버헤드 환경에 큰 물고기들을 마주하니 몸이 많이 긴장했던 것 같아요. 펀다이빙과 비교했을 때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슈트와 BCD에서 수산시장 냄새가 났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은 포인트입니다.
다이빙 끝나고는 오후에 참치 먹으러 갔습니다. 양식장에서 키운 물고기는 서귀포에 있는 <어느 멋진날>에서 먹을 수 있습니다.
어느 멋진 날에서 먹었던 회 사진 몇개 공유하면서 이만 포스팅을 마무리 하겠습니다.